밤중깸: 밤새 여러 번 깨는 아기
밤에 몇 번 깨는지 세어보다가 검색하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다른 집 아이는 통잠을 잔다는데 우리 아이만 그런 것 같아 불안해지기도 합니다.
먼저 구분해둘 것이 있습니다. 이 글에서 뒤에 소개하는 Weinraub 연구의 야간 각성은 어머니가 보고한 자료입니다. 부모가 인지한 각성과 수면 중의 짧은 각성은 같은 측정값이 아니므로 구분해서 볼 필요가 있습니다. 부모가 관찰한 야간 각성만으로 아이가 수면 중 단 한 번도 각성하지 않았다고 판단할 수는 없어요.
상담에서 실제로 부담이 되는 것은 각성 횟수 자체보다, 다시 잠들기까지 필요한 도움의 양과 걸리는 시간, 그리고 그것이 가족의 하루에 미치는 영향입니다.
월령에 따라 달라집니다
관찰연구를 모아 정리한 체계적 문헌고찰을 보면, 영유아의 수면은 월령이 올라가면서 밤에 이어지는 시간이 길어지는 방향으로 변합니다. 다만 같은 월령 안에서도 아이마다 편차가 상당히 큽니다.[1]
1,200명이 넘는 아이를 6·15·24·36개월에 추적하며 어머니가 보고한 야간 각성을 분석한 연구에서는, 발달 궤적이 하나로 수렴하지 않았습니다. 약 66%는 각성이 낮은 수준으로 유지되는 궤적으로, 어머니가 각성을 보고한 밤이 주당 1일 정도였습니다. 나머지 34%는 6개월에 주당 7일로 보고되던 각성이 15개월에 주당 2일, 24개월에 주당 1일로 줄어드는 궤적을 보였습니다.[2] 이 수치는 하룻밤에 몇 번 깼는지가 아니라 각성이 보고된 밤이 일주일에 며칠인지를 뜻합니다. 두 궤적 모두 이 연구에서 관찰된 패턴입니다.
그래서 월령표의 평균에서 벗어난다는 이유만으로 문제라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제가 보는 것은 평균과의 거리보다 다음 세 가지입니다.
- 깬 뒤 다시 잠들기까지 무엇이 필요한가
- 그 패턴이 며칠에 걸쳐 반복되는가
- 낮 동안 아이의 컨디션과 부모의 일상이 감당 가능한가
밤 어느 시간대에 몰려 있나요
밤중깸이라고 오시는 분들의 기록을 보면, 깨는 시각이 밤 전체에 흩어져 있는 경우와 특정 구간에 몰려 있는 경우가 나뉩니다.
잠든 뒤 초반에 몰려 있다면 입면 조건과 관련된 부분을 먼저 봅니다. 이 경우는 초반깸 쪽 설명이 더 맞습니다.
새벽 시간대에 몰려 있고 다시 잠들기 어려워한다면 밤 후반의 수면 압력과 빛, 수유 패턴을 함께 봅니다. 새벽깸 쪽입니다.
아침 기상 시각 자체가 지나치게 이르다면 이건 각성의 문제라기보다 하루 시작 시각의 문제입니다. 종달기상·조기기상 쪽입니다.
밤 전체에 걸쳐 고르게 나타난다면 이 글에서 다루는 밤중깸에 해당합니다.
저는 이런 걸 같이 봐요
한 가지 원인으로 정해지는 경우는 드뭅니다. 상담에서는 다음을 함께 놓고 봐요.
입면 조건. 9~13개월 영아 623명을 카메라로 관찰한 연구에서는, 수유하다가 잠들거나 안겨서·흔들려서 잠드는 아기가 야간 수면 시간이 짧고 수면 효율이 낮으며 부모 개입이 더 많은 것과 관련이 있었습니다.[3] 다만 이 연구는 한 시점을 본 횡단연구라서, 입면 방식이 각성을 일으켰다고 말할 수는 없습니다. 관련이 관찰되었다는 수준입니다.
수유. 밤중 수유가 필요한 시기인지, 습관적으로 이어지고 있는지는 월령과 성장 상태에 따라 다릅니다. 특정 개월이 되면 반드시 끊어야 한다는 기준은 없습니다. 성장이나 체중이 걱정되는 상황이라면 소아청소년과에서 먼저 확인하시는 편이 나아요.
낮 수면과 하루 리듬. 낮잠 배치와 활동량이 밤에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다만 "낮잠이 길어서 밤에 깬다"처럼 한 방향으로 단정하기는 어렵습니다.
환경. 온도, 빛, 소음, 잠자리의 변화가 겹치는 시기가 있어요.
발달과 건강. 앉기·서기 같은 운동 발달이 진행되는 시기, 이앓이, 감기나 중이염 같은 질환이 겹치면 평소와 다른 패턴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집에서는 이것부터 해보세요
며칠치를 기록해 보세요. 하루만 보면 그날의 사정에 가려집니다. 깬 시각, 그때 무엇을 했는지, 다시 잠들기까지 걸린 시간을 적어두면 패턴이 드러나요.
깼을 때 반응을 한 가지로 맞춰 보세요. 이것은 반응을 일정하게 하면 아이가 덜 깬다는 뜻이 아닙니다. 어제와 오늘의 대응이 다르면 무엇이 영향을 주었는지 평가할 수 없기 때문에, 계획을 확인하기 쉽게 만들려는 실무적 원칙입니다.
잠들 때 무엇이 필요한지 적어 보세요. 매번 같은 조건이 필요하다면 그 조건을 조금씩 줄여가는 것이 이후 계획의 출발점이 돼요.
이것만 보고 판단하지는 않아요
하루 만에 판단하기. 좋아진 날과 나빠진 날이 번갈아 나타날 수 있어, 하루 결과로는 흐름을 알기 어렵습니다.
여러 가지를 동시에 바꾸기. 잠자리, 취침 시각, 수유, 입면 방식을 한꺼번에 바꾸면 무엇이 작용했는지 알 수 없게 돼요.
월령표에 맞추려 하기. 앞서 적었듯 같은 월령 안의 편차가 큽니다.
아픈 시기에 계획을 밀어붙이기. 컨디션이 나쁠 때는 평소 반응이 그대로 나오지 않습니다.
상담이 필요한 경우
- 여러 가지를 조정해도 며칠 흐름에 변화가 보이지 않을 때
- 무엇부터 손대야 할지 판단이 서지 않을 때
- 부모의 수면 부족이 일상에 지장을 줄 정도일 때
- 좋아졌다가 원래대로 돌아가는 일이 반복될 때
코골이가 심하거나, 자는 동안 숨을 멈추는 것처럼 보이거나, 입을 벌리고 자면서 자주 깬다면 수면교육보다 소아청소년과 진료가 먼저입니다. 체중 증가가 더디거나 수유량이 걱정되는 경우도 마찬가지입니다.
참고한 자료
- Galland BC, Taylor BJ, Elder DE, Herbison P. Normal sleep patterns in infants and children: a systematic review of observational studies. Sleep Medicine Reviews. 2012;16(3):213-222. DOI: 10.1016/j.smrv.2011.06.001 · PMID: 21784676
- Weinraub M, Bender RH, Friedman SL, et al. Patterns of developmental change in infants' nighttime sleep awakenings from 6 through 36 months of age. Developmental Psychology. 2012;48(6):1511-1528. DOI: 10.1037/a0027680 · PMID: 22448981
- Breda M, Lucchini M, Barnett N, Bruni O. A cross-sectional study on the relationship between infant sleep, temperament, and bedtime practices. J Clin Sleep Med. 2024;20(12):1965-1974. DOI: 10.5664/jcsm.11296 · PMID: 39155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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